芳辞 · 초사 읽기

자비

동방삭(전칭)

스스로 돌아봄과 외로운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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居愁懃其谁告兮,独永思而忧悲。

거수근기수고혜여, 독영사이우비로다.

시름과 괴로움 속에 사는 나는 누구에게 하소연할 수 있을까? 홀로 오래도록 생각하며 근심하고 슬퍼할 뿐이다.

内自省而不惭兮,操愈坚而不衰。

내자성이불참혜여, 조유견이불쇠로다.

속으로 스스로 돌아보아도 부끄러울 것이 없으니, 내 지조는 더욱 굳어져 쇠하지 않는다.

隐三年而无决兮,岁忽忽其若颓。

은삼년이무결혜여, 세홀홀기약퇴로다.

쫓겨나 숨어 산 지 삼 년이 되도록 임금이 나를 부를 결단은 없고, 세월은 무너져 내리듯 빠르게 흘러간다.

怜余身不足以卒意兮,冀一见而复归。

련여신부족이졸의혜여, 기일견이부귀로다.

가엾게도 늙은 이 몸으로는 뜻을 이루기에 모자라니, 그저 임금을 한 번 더 뵙고 고향으로 돌아가기를 바란다.

哀人事之不幸兮,属天命而委之咸池。

애인사지불행혜여, 촉천명이위지함지로다.

세상살이의 불행을 어찌할 수 없음을 슬퍼하며, 운명을 하늘에 맡기고 함지의 신에게 내어 준다.

身被疾而不闲兮,心沸热其若汤。

신피질이불한혜여, 심비열기약탕이로다.

몸은 병이 들어 낫지 않고, 마음은 끓는 국물처럼 뜨겁게 타오른다.

冰炭不可以相并兮,吾固知乎命之不长。

빙탄불가이상병혜여, 오고지호명지부장이로다.

얼음과 숯은 한데 둘 수 없으니, 나는 본래 내 목숨이 길지 않을 줄 알았다.

哀独苦死之无乐兮,惜予年之未央。

애독고사지무락혜여, 석여년지미앙이로다.

홀로 괴롭게 죽어 아무 즐거움도 없음을 슬퍼하고, 내 나이가 아직 다하지 않았음을 애석해한다.

悲不反余之所居兮,恨离予之故乡。

비불반여지소거혜여, 한리여지고향이로다.

내가 살던 곳으로 돌아가지 못함을 슬퍼하고, 내 고향 영도를 떠나온 것을 한스러워한다.

鸟兽惊而失群兮,犹高飞而哀鸣。

조수경이실군혜여, 유고비이애명이로다.

새와 짐승도 놀라 무리를 잃으면, 오히려 높이 날며 슬피 울어 서로를 찾는다.

狐死必首丘兮,夫人孰能不反其真情?

호사필수구혜여, 부인숙능불반기진정이리오?

여우는 죽을 때 반드시 굴이 있는 언덕으로 머리를 두나니, 사람이라면 누가 고향을 그리는 본마음으로 돌아가지 않을 수 있겠는가?

故人疏而日忘兮,新人近而俞好。

고인소이일망혜여, 신인근이유호로다.

옛 충신은 멀어져 날로 잊히고, 새로 온 아첨꾼은 가까이 두어 더욱 총애를 받는다.

莫能行于杳冥兮,孰能施于无报?

막능행어묘명혜여, 숙능시어무보오?

뭇사람 가운데 누가 아무도 보지 않는 어두운 곳에서도 바르게 행할 수 있으며, 누가 갚을 길 없는 이에게 은혜를 베풀겠는가?

苦众人之皆然兮,乘回风而远游。

고중인지개연혜여, 승회풍이원유로다.

뭇사람이 모두 이처럼 구차하게 이익만 좇는 것이 괴로워, 나는 회오리바람을 타고 멀리 노닐러 간다.

凌恆山其若陋兮,聊愉娱以忘忧。

릉항산기약루혜여, 료유오이망우로다.

북악 항산을 넘어서니 오히려 낮고 작게만 보이는데, 잠시 즐기고 놀며 근심을 잊으려 한다.

悲虚言之无实兮,苦众口之铄金。

비허언지무실혜여, 고중구지삭금이로다.

참언이 헛되어 아무 근거도 없음을 슬퍼하고, 뭇사람의 입이 한목소리를 내면 쇠붙이마저 녹여 버리는 것이 괴롭다.

过故乡而一顾兮,泣歔欷而霑衿。

과고향이일고혜여, 읍허희이점금이로다.

고향 초나라를 지나며 한 번 돌아보니, 흐느껴 목이 메고 눈물이 옷깃을 적신다.

厌白玉以为面兮,怀琬琰以为心。

엽백옥이위면혜여, 회완염이위심이로다.

나는 흰 옥을 얼굴에 붙이고 완염의 아름다운 옥을 마음으로 품으니, 안팎이 한결같이 맑고 깨끗하다.

邪气入而感内兮,施玉色而外淫。

사기입이감내혜여, 시옥색이외음이로다.

사악한 참언이 스며들어 내 속마음을 건드려도, 내 뜻은 변하지 않아 옥빛이 도리어 밖으로 윤기 나게 번진다.

何青云之流澜兮,微霜降之蒙蒙。

하청운지류란혜여, 미상강지몽몽고?

어찌하여 푸른 구름은 물결치듯 흘러가고, 엷은 서리는 촘촘히 내려앉는가?

徐风至而徘徊兮,疾风过之汤汤。

서풍지이배회혜여, 질풍과지상상이로다.

부드러운 바람이 불어오면 나는 머뭇거리며 돌아가고 싶고, 세찬 바람이 넘실대며 휩쓸고 지나가면 서둘러 떠나고만 싶다.

闻南籓乐而欲往兮,至会稽而且止。

문남번락이욕왕혜여, 지회계이차지로다.

남쪽 번국이 넉넉하고 안락하다는 말을 듣고 가려 했으나, 회계산에 이르러 잠시 머문다.

见韩众而宿之兮,问天道之所在?

견한중이숙지혜여, 문천도지소재오?

신선 한중을 만나 그의 곁에서 하룻밤을 묵으며, 오래 사는 하늘의 도가 어디에 있는지 묻는다.

借浮云以送予兮,载雌霓而为旌。

차부운이송여혜여, 재자예이위정이로다.

뜬구름을 빌려 나를 배웅하게 하고, 암무지개를 실어 방울 달린 깃발로 삼는다.

驾青龙以驰骛兮,班衍衍之冥冥。

가청룡이치무혜여, 반연연지명명이로다.

푸른 용을 몰아 내달리며, 빠르게 그윽하고 아득한 하늘로 들어간다.

忽容容其安之兮,超慌忽其焉如?

홀용용기안지혜여, 초황홀기언여오?

문득 구름 기운이 떠도니 나는 어디에 몸을 둘 것이며, 황홀한 경지를 넘어서면 또 어디로 가야 하는가?

苦众人之难信兮,愿离群而远举。

고중인지난신혜여, 원리군이원거로다.

세속의 뭇사람이 말만 많아 믿기 어려운 것이 괴로워, 무리를 떠나 멀리 날아가고 싶다.

登峦山而远望兮,好桂树之冬荣。

등만산이원망혜여, 호계수지동영이로다.

작은 산에 올라 먼 곳을 바라보며, 겨울에도 무성한 계수나무를 사랑한다.

观天火之炎炀兮,听大壑之波声。

관천화지염양혜여, 청대학지파성이로다.

위로는 하늘의 불이 이글이글 타는 것을 보고, 아래로는 큰 바다의 물결 소리를 듣는다.

引八维以自道兮,含沆瀣以长生。

인팔유이자도혜여, 함항해이장생이로다.

하늘의 여덟 벼리를 끌어당겨 나를 이끌게 하고, 북방 한밤의 항해 기운을 머금어 오래 살기를 구한다.

居不乐以时思兮,食草木之秋实。

거불락이시사혜여, 식초목지추실이로다.

사는 곳이 즐겁지 않아 때때로 고국을 그리워하며, 대추와 밤 같은 풀과 나무의 가을 열매만 먹는다.

饮菌若之朝露兮,构桂木而为室。

음균약지조로혜여, 구계목이위실이로다.

균계와 두약에 맺힌 아침 이슬을 마시고, 계수나무로 집을 지어 산다.

杂橘柚以为囿兮,列新夷与椒桢。

잡귤유이위유혜여, 렬신이여초정이로다.

귤나무와 유자나무를 섞어 심어 동산을 만들고, 신이와 산초와 여정을 줄지어 심는다.

鹍鹤孤而夜号兮,哀居者之诚贞。

곤학고이야호혜여, 애거자지성정이로다.

곤계와 학이 외로이 밤에 울며, 숨어 사는 내가 정성스럽고 곧은데도 쓰이지 못함을 슬퍼한다.

단락 요약

먼 노님의 장면이 바뀌어도 마음속의 옛 관계는 지워지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