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간
동방삭(전칭)
어울림과 어긋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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怨灵修之浩荡兮,夫何执操之不固?
원령수지호탕혜여, 부하집조지불고오?
나는 임금의 마음이 넓고 아득하여 정함이 없음을 원망하노니, 어찌하여 그가 지키는 지조는 이토록 굳지 못한가?
悲太山之为隍兮,孰江河之可涸?
비태산지위황혜여, 숙강하지가학고?
태산이 무너져 성 밖의 마른 해자가 되려 함을 슬퍼하노니, 누가 강과 하수의 터진 둑을 막을 수 있겠는가?
愿承闲而效志兮,恐犯忌而干讳。
원승한이효지혜여, 공범기이간휘로다.
임금이 한가한 틈을 타 충심을 바치고 싶으나, 임금이 꺼리는 일을 건드리고 뭇사람이 피하는 일을 범할까 두렵다.
卒抚情以寂寞兮,然怊怅而自悲。
졸무정이적막혜여, 연초창이자비로다.
나는 끝내 마음을 억누르고 쓸쓸히 입을 다물지만, 속으로는 서글프고 한스러워 홀로 슬퍼한다.
玉与石其同匮兮,贯鱼眼与珠玑。
옥여석기동궤혜여, 관어안여주기로다.
아름다운 옥과 돌이 한 상자에 담기고, 물고기 눈알과 진주와 구슬이 한 줄에 꿰어진다.
驽骏杂而不分兮,服罢牛而骖骥。
노준잡이불분혜여, 복피우이참기로다.
둔한 말과 준마가 뒤섞여 가려지지 않으니, 지친 소에게 끌채를 매고 천리마는 곁말로 세운다.
年滔滔而自远兮,寿冉冉而愈衰。
년도도이자원혜여, 수염염이유쇠로다.
세월은 도도히 흘러 점점 멀어지고, 수명은 차츰 줄어들어 몸은 더욱 늙어 간다.
心悇憛而烦冤兮,蹇超摇而无冀。
심도담이번원혜여, 건초요이무기로다.
내 마음은 근심스럽고 답답하여 억울함을 풀 길이 없고, 흔들려 불안하니 더는 바랄 것이 없다.
固时俗之工巧兮,灭规矩而改错。
고시속지공교혜여, 멸규구이개조로다.
세속은 본래 잔꾀 부리기에 능하여, 규구를 없애고 법도의 짜임을 바꾸어 버린다.
郤骐骥而不乘兮,策驽骀而取路。
극기기이불승혜여, 책노태이취로로다.
기기 같은 좋은 말은 물리쳐 타지 않고, 노태 같은 둔한 말에 채찍질하여 길을 떠난다.
当世岂无骐骥兮,诚无王良之善驭。
당세기무기기혜여, 성무왕량지선어로다.
지금 세상에 어찌 기기 같은 좋은 말이 없겠는가? 참으로 왕량처럼 말을 잘 부리는 사람이 없을 뿐이다.
见执辔者非其人兮,故驹跳而远去。
견집비자비기인혜여, 고구도이원거로다.
좋은 말은 고삐 잡은 이가 마땅한 사람이 아님을 보고, 그래서 껑충 뛰어 멀리 달아난다.
不量凿而正枘兮,恐矩矱之不同。
불량착이정예혜여, 공구확지부동이로다.
장부 구멍을 먼저 재지 않고 장부촉부터 깎아 바로잡으면, 자와 법도가 서로 맞지 않을까 두렵다.
不论世而高举兮,恐操行之不调。
불론세이고거혜여, 공조행지부조로다.
세속의 탐욕과 흐림을 헤아리지 않고 깨끗한 지조를 높이 내세우면, 그 행실이 세상 풍속과 어울리지 못할까 두렵다.
弧弓弛而不张兮,孰云知其所至?
호궁이이부장혜여, 숙운지기소지오?
나무 활이 느슨하게 풀린 채 당겨지지 않으니, 그 화살이 어디까지 날아갈지 누가 말할 수 있겠는가?
无倾危之患难兮,焉知贤士之所死?
무경위지환난혜여, 언지현사지소사리오?
나라가 기울고 위태로운 환난이 없다면, 어진 선비가 절의를 위해 죽을 줄을 어찌 알겠는가?
俗推佞而进富兮,节行张而不著。
속추녕이진부혜여, 절행장이불저로다.
세속은 아첨하는 이를 추천하고 부유한 이를 등용하니, 절조와 행실이 있는 이는 스스로 드러내려 해도 이름이 나지 않는다.
贤良蔽而不群兮,朋曹比而党誉。
현량폐이불군혜여, 붕조비이당예로다.
어질고 착한 이는 가려져 뭇사람과 나란히 서지 못하고, 패거리 지은 무리는 한데 엉겨 서로를 추어올린다.
邪说饰而多曲兮,正法弧而不公。
사설식이다곡혜여, 정법호이불공이로다.
삿된 말은 꾸며져 온갖 굽은 곡절을 지니고, 바른 법은 비틀리고 어그러져 공정하게 행해지지 못한다.
直士隐而避匿兮,谗谀登乎明堂。
직사은이피닉혜여, 참유등호명당이로다.
곧은 선비는 숨어 몸을 피하고, 참소하고 아첨하는 자들이 명당에 올라 정사를 맡는다.
弃彭咸之娱乐兮,灭巧倕之绳墨。
기팽함지오락혜여, 멸교수지승묵이로다.
절개를 지켜 의롭게 죽는 것을 즐거움으로 삼은 팽함의 행실을 버리고, 솜씨 좋은 장인 수가 쓰던 곧은 먹줄을 없애 버린다.
菎蕗杂于黀蒸兮,机蓬矢以射革。
곤로잡어추증혜여, 기봉시이사혁이로다.
곤로 같은 향긋한 대를 삼대와 섶 속에 섞어 땔감으로 태우고, 쇠뇌의 시위를 걸어 쑥대 화살로 무소가죽 방패를 쏜다.
驾蹇驴而无策兮,又何路之能极?
가건려이무책혜여, 우하로지능극고?
다리 저는 나귀를 몰면서 채찍마저 없으니, 또 어느 길의 끝까지 갈 수 있겠는가?
以直鍼而为钓兮,又何鱼之能得?
이직침이위조혜여, 우하어지능득고?
곧은 바늘로 낚싯바늘을 삼으니, 또 무슨 물고기를 낚을 수 있겠는가?
伯牙之绝弦兮,无锺子期而听之。
백아지절현혜여, 무종자기이청지로다.
백아가 거문고 줄을 끊은 것은, 종자기처럼 그 소리를 알아들을 이가 더는 없었기 때문이다.
和抱璞而泣血兮,安得良工而剖之?
화포박이읍혈혜여, 안득량공이부지오?
변화가 옥돌을 끌어안고 피눈물을 흘렸으니, 어디서 훌륭한 장인을 얻어 그것을 쪼개 보겠는가?
同音者相和兮,同类者相似。
동음자상화혜여, 동류자상사로다.
같은 소리는 서로 어울리고, 같은 무리는 서로 닮는다.
飞鸟号其群兮,鹿鸣求其友。
비조호기군혜여, 록명구기우로다.
날아가는 새는 울며 제 무리를 부르고, 사슴은 울며 제 벗을 찾는다.
故叩宫而宫应兮,弹角而角动。
고고궁이궁응혜여, 탄각이각동이로다.
그러므로 궁음을 두드리면 궁음이 응하고, 각음을 타면 각음이 울려 움직인다.
虎啸而谷风至兮,龙举而景云往。
호소이곡풍지혜여, 룡거이경운왕이로다.
범이 길게 울부짖으면 골짜기 바람이 불어오고, 용이 솟아오르면 밝은 상서로운 구름이 따라가 떠받친다.
音声之相和兮,言物类之相感也。
음성지상화혜여, 언물류지상감야니라.
소리가 서로 어울린다는 것은, 같은 무리의 사물이 서로 감응함을 말하는 것이다.
夫方圜之异形兮,势不可以相错。
부방원지이형혜여, 세불가이상착이로다.
무릇 네모와 동그라미는 모양이 다르니, 형편상 서로 섞어 맞물릴 수 없다.
列子隐身而穷处兮,世莫可以寄讬。
렬자은신이궁처혜여, 세막가이기탁이로다.
어진 선비 열어구가 몸을 숨기고 곤궁하게 홀로 산 것은, 세상에 목숨을 맡길 만한 곳이 없었기 때문이다.
众鸟皆有行列兮,凤独翔翔而无所薄。
중조개유항렬혜여, 봉독상상이무소박이로다.
뭇 새는 모두 제 행렬이 있는데, 봉황만은 홀로 날아다니며 내려앉을 곳이 없다.
经浊世而不得志兮,愿侧身岩穴而自讬。
경탁세이부득지혜여, 원측신암혈이자탁이로다.
나는 혼탁한 세상을 겪으며 뜻을 이루지 못하니, 바위굴에 몸을 비켜 숨겨 스스로를 의탁하고 싶다.
欲阖口而无言兮,尝被君之厚德。
욕합구이무언혜여, 상피군지후덕이로다.
입을 다물고 더는 말하지 않으려 해도, 일찍이 임금의 두터운 은덕을 입었다.
独便悁而怀毒兮,愁郁郁之焉极?
독편연이회독혜여, 수울울지언극고?
나는 홀로 근심하고 분하여 원망을 품으니, 이 맺힌 시름은 언제나 끝이 날까?
念三年之积思兮,愿壹见而陈辞。
념삼년지적사혜여, 원일견이진사로다.
쫓겨난 삼 년 동안 쌓인 그리움을 생각하니, 임금을 한 번 뵙고 충언을 아뢰고 싶다.
不及君而骋说兮,世孰可为明之?
불급군이빙설혜여, 세숙가위명지오?
어진 임금을 만나지 못한 채 마음껏 말을 펼친들, 세상에서 누가 나를 위해 참과 거짓을 밝혀 주겠는가?
身寝疾而日愁兮,情沉抑而不扬。
신침질이일수혜여, 정침억이불양이로다.
몸은 병들어 누운 채 날마다 시름하고, 충정은 가라앉고 눌려 위로 닿지 못한다.
众人莫可与论道兮,悲精神之不通。
중인막가여론도혜여, 비정신지불통이로다.
뭇사람 가운데 함께 임금 섬기는 도리를 논할 이가 없으니, 내 정신과 뜻이 임금께 통하지 못함을 슬퍼한다.
乱曰:鸾皇孔凤日以远兮,畜凫驾鹅。
란왈, 란황공봉일이원혜여, 축부가아로다.
끝맺는 노래에 이른다. 난새와 봉황과 공작은 날로 멀리 밀려나고, 임금이 기르는 것은 들오리와 기러기뿐이다.
鸡鹜满堂坛兮,鼃黽游乎华池。
계목만당단혜여, 와맹유호화지로다.
닭과 집오리가 전당과 뜰의 단을 가득 메우고, 개구리와 맹꽁이가 꽃다운 연못에서 헤엄친다.
要褭奔亡兮,腾驾橐驼。
요뇨분망혜여, 등가탁타로다.
준마 요뇨는 달아나 흩어지고, 임금은 뛰어올라 낙타를 몬다.
铅刀进御兮,遥弃太阿。
연도진어혜여, 요기태아로다.
무딘 납 칼은 임금께 바쳐 쓰이고, 날카로운 태아 보검은 멀리 버려진다.
拔搴玄芝兮,列树芋荷。
발건현지혜여, 렬수우하로다.
신령한 풀 현지를 뽑아 버리고, 토란과 연을 줄지어 심는다.
橘柚萎枯兮,苦李旖旎。
귤유위고혜여, 고리의니로다.
귤나무와 유자나무는 시들어 마르고, 쓴 오얏나무는 무성하게 우거진다.
甂瓯登于明堂兮,周鼎潜乎深渊。
변구등어명당혜여, 주정잠호심연이로다.
투박한 질동이와 작은 사발은 명당에 오르고, 주나라의 나라 보배 솥은 깊은 못 속에 가라앉아 있다.
自古而固然兮,吾又何怨乎今之人。
자고이고연혜여, 오우하원호금지인이리오!
예로부터 본래 그러했으니, 내가 또 어찌 오늘의 사람들을 원망하겠는가!
지음과 좋은 장인과 밝은 임금은 알아보는 능력을 함께 지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