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서
유향
바른 뜻과 끝없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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志隐隐而郁怫兮,愁独哀而冤结。
지은은이울불혜여, 수독애이원결이로다.
내 뜻은 은근히 시름겨워 답답하게 맺혀 풀리지 않고, 홀로 슬퍼하는데 억울함이 맺혀도 풀어 줄 이가 없다.
肠纷纭以缭转兮,涕渐渐其若屑。
장분운이료전혜여, 체점점기약설이로다.
시름겨운 창자는 어지럽게 얽혀 감돌며 뒤틀리고, 눈물은 줄줄 흘러 갈아 놓은 가루처럼 끊임없이 떨어진다.
情慨慨而长怀兮,信上皇而质正。
정개개이장회혜여, 신상황이질정이로다.
울분을 가득 품고 개탄하며 오래도록 생각에 잠겼다가, 하늘의 상제에게 내 마음을 밝혀 옳고 그름을 따져 바로잡아 달라 하려 한다.
合五岳与八灵兮,讯九鬿与六神。
합오악여팔령혜여, 신구기여륙신이로다.
다섯 큰 산의 산신과 팔방의 신들을 불러 모으고, 북두의 아홉 별과 육종의 신들에게 묻는다.
指列宿以白情兮,诉五帝以置辞。
지렬수이백정혜여, 소오제이치사로다.
늘어선 이십팔수를 가리키며 깨끗한 속마음을 털어놓고, 다섯 방위의 천제에게 하소연하여 내 말을 받아 달라 청한다.
北斗为我折中兮,太一为余听之。
북두위아절중혜여, 태일위여청지로다.
북두성에게 나를 위해 치우침 없이 판가름해 달라 하고, 천신 태일에게 나를 위해 들어 살펴 달라 한다.
云服阴阳之正道兮,御后土之中和。
운복음양지정도혜여, 어후토지중화로다.
신들이 말하기를, 음양과 인의의 바른 도를 따라 행하고 대지의 신 후토의 중화로운 덕을 지키라 한다.
佩苍龙之蚴虬兮,带隐虹之逶蛇。
패창룡지유규혜여, 대은홍지위이로다.
구불구불 서린 푸른 용을 차고, 길게 굽이치는 큰 무지개를 띠로 두른다.
曳彗星之皓旰兮,抚朱爵与鵔鸃。
예혜성지호간혜여, 무주작여준의로다.
찬란하게 빛나는 혜성을 끌고, 신령한 새인 주작과 준의를 쓰다듬는다.
游清灵之飒戾兮,服云衣之披披。
유청령지삽려혜여, 복운의지피피로다.
서늘하고 맑은 청령의 경지에서 노닐고, 길게 나부끼는 구름옷을 입는다.
杖玉策与朱旗兮,垂明月之玄珠。
장옥책여주기혜여, 수명월지현주로다.
옥 지팡이와 붉은 깃발을 손에 들고, 밝은 달처럼 검은 빛을 띠는 보배 구슬을 드리운다.
举霓旌之墆翳兮,建黄纁之总旄。
거예정지체예혜여, 건황훈지총모로다.
하늘을 가리는 무지개 깃발을 높이 들고, 누렇고 붉은 빛에 오색이 어우러진 깃대 장식 깃발을 세운다.
躬纯粹而罔愆兮,承皇考之妙仪。
궁순수이망건혜여, 승황고지묘의로다.
나 자신은 순수하여 허물이 없고, 돌아가신 아버지 백용의 높고 오묘한 법도를 이어받았다.
惜往事之不合兮,横汨罗而下濿。
석왕사지불합혜여, 횡멱라이하려로다.
지난날 충심으로 임금을 섬겼으나 뜻이 맞지 않았음을 애석해하며, 멱라강을 가로질러 물결 따라 내려간다.
乘隆波而南渡兮,逐江湘之顺流。
승륭파이남도혜여, 축강상지순류로다.
높이 솟은 큰 물결을 타고 남쪽으로 건너가, 장강과 상수의 순한 흐름을 좇아간다.
赴阳侯之潢洋兮,下石濑而登洲。
부양후지황양혜여, 하석뢰이등주로다.
물의 신 양후가 일으킨 깊고 넓은 큰 물결로 달려들고, 돌 여울의 급류를 타고 내려가 물 가운데 모래톱에 오른다.
陆魁堆以蔽视兮,云冥冥而闇前。
륙괴퇴이폐시혜여, 운명명이암전이로다.
높이 솟은 뭍의 언덕이 시야를 가리고, 구름이 캄캄하여 앞이 어둡다.
山峻高以无垠兮,遂曾闳而迫身。
산준고이무은혜여, 수증굉이박신이로다.
산은 험하고 높아 끝이 보이지 않고, 겹겹이 크고 우뚝하여 내 몸 가까이 다가선다.
雪雰雰而薄木兮,云霏霏而陨集。
설분분이박목혜여, 운비비이운집이로다.
눈은 펄펄 내려 나무를 짓누르고, 구름은 자욱하게 떨어져 내려 모여든다.
阜隘狭而幽险兮,石嵾嵯以翳日。
부애협이유험혜여, 석참차이예일이로다.
큰 흙산은 좁고 그윽하며 험하고, 바위는 들쭉날쭉 높이 솟아 해를 가린다.
悲故乡而发忿兮,去余邦之弥久。
비고향이발분혜여, 거여방지미구로다.
고향을 슬퍼하여 울분이 일어나니, 내 나라를 떠난 지 너무도 오래되었다.
背龙门而入河兮,登大坟而望夏首。
배룡문이입하혜여, 등대분이망하수로다.
영도의 동문인 용문을 등지고 큰 강으로 나아가, 높은 둑에 올라 하수가 강으로 드는 어귀를 바라본다.
横舟航而济湘兮,耳聊啾而戃慌。
횡주항이제상혜여, 이료추이당황이로다.
배를 가로질러 상수를 건너니, 사방이 고요하여 귀에서 윙윙 울리는 소리만 들리고 마음은 시름겹고 갈피를 잡지 못한다.
波淫淫而周流兮,鸿溶溢而滔荡。
파음음이주류혜여, 홍용일이도탕이로다.
물결은 줄지어 뒤따르며 사방으로 두루 흐르고, 큰물은 넘쳐흘러 도도하게 출렁인다.
路曼曼其无端兮,周容容而无识。
로만만기무단혜여, 주용용이무식이로다.
길은 아득히 멀어 끝이 없고, 정처 없이 이리저리 떠돌아도 아는 사람 하나 없다.
引日月以指极兮,少须臾而释思。
인일월이지극혜여, 소수유이석사로다.
해와 달을 끌어와 내 마음을 비추게 하고 북극성을 가리켜 하늘에 하소연하니, 잠깐 동안이나마 시름이 조금 풀린다.
水波远以冥冥兮,眇不睹其东西。
수파원이명명혜여, 묘부도기동서로다.
물결은 멀리 뻗어 나가 어둑어둑하고, 아득하기만 하여 어디가 동쪽이고 어디가 서쪽인지 분간할 수 없다.
顺风波以南北兮,雾宵晦以纷纷。
순풍파이남북혜여, 무소회이분분이로다.
바람과 물결을 따라 남으로 북으로 떠다니니, 안개는 자욱하여 낮도 밤처럼 어둡다.
日杳杳以西颓兮,路长远而窘迫。
일묘묘이서퇴혜여, 로장원이군박이로다.
해는 아득히 멀어지며 서쪽으로 지고, 길은 길고 멀어 마음이 다급하고 답답하여 펼 곳이 없다.
欲酌醴以娱忧兮,蹇骚骚而不释。
욕작례이오우혜여, 건소소이불석이로다.
단술을 따라 마시며 근심을 달래 보려 하지만, 마음이 어수선하고 어지러워 풀리지 않는다.
叹曰:
탄왈.
탄식하여 말한다.
飘风蓬龙埃坲坲兮,草木摇落时槁悴兮,
표풍봉룡애불불혜요, 초목요락시고췌혜로다.
회오리바람이 휘휘 감돌아 먼지가 풀풀 날리고, 풀과 나무는 흔들려 떨어지며 때를 따라 말라 시든다.
遭倾遇祸不可救兮,长吟永欷涕究究兮,
조경우화불가구혜요, 장음영희체구구혜로다.
기울어 가는 세상을 만나 화를 당하니 구할 길이 없고, 길게 읊조리고 오래도록 탄식하며 눈물이 그칠 줄 모르고 흐른다.
舒情陈诗冀以自免兮,颓流下陨身日远兮。
서정진시기이자면혜나, 퇴류하운신일원혜로다.
마음을 펴고 시를 지어 바쳐 화를 면하기를 바라지만, 몸은 무너지는 물결을 따라 떨어져 내려 날마다 멀어져 간다.
길이 먼 곳으로 향할수록 마음은 풀리지 않은 억울함으로 돌아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