芳辞 · 초사 읽기

우고

유향

남쪽 길과 북쪽 돌아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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悲余心之悁悁兮,哀故邦之逢殃。

비여심지연연혜여, 애고방지봉앙이로다.

내 마음이 시름에 겨워 울적함을 슬퍼하고, 고국 초나라가 참소하는 간신을 믿어 재앙을 만나게 될 것을 서러워한다.

辞九年而不复兮,独茕茕而南行。

사구년이불복혜여, 독경경이남행이로다.

임금 곁을 떠난 지 아홉 해가 되도록 돌아가지 못하고, 홀로 외로이 강을 따라 남쪽으로 간다.

思余俗之流风兮,心纷错而不受。

사여속지류풍혜여, 심분착이불수로다.

고국에 참소와 아첨이 유행하는 풍조를 생각하니, 마음이 어지럽고 뒤엉켜 그 간사함을 받아들일 수 없다.

遵野莽以呼风兮,步从容于山廋。

준야망이호풍혜여, 보종용어산수로다.

풀이 우거진 들판을 따라가며 세상 사람들을 소리쳐 부르고, 산굽이에서 느긋이 걸음을 옮긴다.

巡陆夷之曲衍兮,幽空虚以寂寞。

순륙이지곡연혜여, 유공허이적막이로다.

높은 뭍과 평지, 굽이진 못가를 두루 돌아다니니, 사방이 그윽하고 텅 비어 적막하기만 하다.

倚石岩以流涕兮,忧憔悴而无乐。

의석암이류체혜여, 우초췌이무락이로다.

바위 벼랑에 기대어 슬피 눈물을 흘리고, 근심에 초췌해져 한순간도 즐거울 때가 없다.

登巑岏以长企兮,望南郢而闚之。

등찬완이장기혜여, 망남영이규지로다.

뾰족하게 솟은 높은 산에 올라 오래도록 발돋움하고 서서, 남쪽의 영도를 멀리 바라보며 살핀다.

山修远其辽辽兮,涂漫漫其无时。

산수원기료료혜여, 도만만기무시로다.

산은 길고 멀어 아득히 보이지 않고, 길은 끝없이 멀어 언제 닿을지 알 수 없다.

听玄鹤之晨鸣兮,于高冈之峨峨。

청현학지신명혜여, 어고강지아아로다.

검은 학이 새벽에 우는 소리를 듣는데, 그것은 우뚝 솟은 높은 산등성이 위에서 들려온다.

独愤积而哀娱兮,翔江洲而安歌。

독분적이애오혜여, 상강주이안가로다.

홀로 울분이 쌓여 슬퍼하다가 잠시 스스로를 달래고, 강 가운데 모래톱을 거닐며 편안히 노래한다.

三鸟飞以自南兮,览其志而欲北。

삼조비이자남혜여, 람기지이욕북이로다.

서왕모의 사자인 세 마리 청조가 남쪽에서 날아오는데, 그 뜻을 살펴보니 북쪽으로 큰 강을 건너가려 한다.

原寄言于三鸟兮,去飘疾而不可得。

원기언어삼조혜여, 거표질이불가득이로다.

세 마리 청조에게 임금께 전할 말을 부치려 했으나, 바람처럼 빠르게 날아가 버려 맡길 수가 없다.

欲迁志而改操兮,心纷结其未离。

욕천지이개조혜여, 심분결기미리로다.

뜻을 바꾸고 지조를 고쳐 세속을 따르려 해도, 마음이 어지럽게 맺혀 충성과 신의를 떠나지 못한다.

外彷徨而游览兮,内恻隐而含哀。

외방황이유람혜여, 내측은이함애로다.

겉으로는 산과 들을 서성이며 노닐어 구경하지만, 속으로는 애달프게 아파하며 슬픔을 머금고 있다.

聊须臾以时忘兮,心渐渐其烦错。

료수유이시망혜여, 심점점기번착이로다.

잠시나마 그럭저럭 시름을 잊어 보려 해도, 마음은 점점 다시 번거롭고 어지러워진다.

原假簧以舒忧兮,志纡郁其难释。

원가황이서우혜여, 지우울기난석이로다.

생황을 불어 근심을 풀어 보려 하지만, 뜻이 굽고 맺혀 도무지 풀리지 않는다.

叹《离骚》以扬意兮,犹未殫于《九章》。

탄리소이양의혜여, 유미탄어구장이로다.

탄식하며 굴원의 「이소」를 읊어 뜻을 펴 보지만, 「구장」을 다 읊기도 전에 시름이 다시 맺힌다.

长嘘吸以于悒兮,涕横集而成行。

장허흡이우읍혜여, 체횡집이성항이로다.

길게 한숨 쉬고 흐느껴 울며 충언이 살펴지지 않음을 알고, 눈물이 마구 흘러 모여 줄을 지어 떨어진다.

伤明珠之赴泥兮,鱼眼玑之坚藏。

상명주지부니혜여, 어안기지견장이로다.

밝은 구슬이 진흙 속에 던져지고, 물고기 눈 같은 작은 구슬은 단단히 감추어 귀하게 간직되는 것을 마음 아파한다.

同驽骡与乘駔兮,杂斑駮与阘茸。

동노라여승장혜여, 잡반박여탑용이로다.

둔한 노새를 준마와 함께 수레에 매고, 얼룩덜룩한 잡색 말을 열등한 말과 뒤섞어 놓는다.

葛藟虆于桂树兮,鸱鸮集于木兰。

갈류류어계수혜여, 치효집어목란이로다.

들칡 덩굴이 계수나무를 휘감고, 탐욕스러운 올빼미가 목란나무에 모여든다.

偓促谈于廊庙兮,律魁放乎山间。

악촉담어랑묘혜여, 률괴방호산간이로다.

옹졸하고 어리석은 소인은 조정에서 큰소리로 떠들고, 큰 법도에 밝은 현인은 산속으로 쫓겨난다.

恶虞氏之箫《韶》兮,好遗风之《激楚》。

오우씨지소소혜여, 호유풍지격초로다.

세상 사람들은 우순의 바른 음악 「소소」를 싫어하고, 세속에 흐르는 음란한 「격초」의 가락을 좋아한다.

潜周鼎于江淮兮,爨土鬵于中宇。

잠주정어강회혜여, 찬토심어중우로다.

주나라의 아홉 솥을 장강과 회수 속에 가라앉혀 감추고, 집 한가운데에서는 흙솥에 불을 때어 밥을 짓는다.

且人心之持旧兮,而不可保长。

차인심지지구혜여, 이불가보장이로다.

게다가 어진 이가 마음에 지켜 온 옛 신의도 오래도록 지니고 행할 수가 없다.

邅彼南道兮,征夫宵行。

전피남도혜여, 정부소행이로다.

강남으로 통하는 저 길로 방향을 틀어, 먼 길 가는 나그네는 밤을 새워 길을 간다.

思念郢路兮,还顾睠睠。

사념영로혜여, 환고권권이로다.

영도로 가는 길을 그리워하며, 고개를 돌려 돌아보고 못내 연연한다.

涕流交集兮,泣下涟涟。

체류교집혜여, 읍하련련이로다.

눈물이 흘러 이리저리 엉기고, 울음과 함께 줄줄이 끊임없이 떨어진다.

叹曰:

탄왈.

탄식하여 말한다.

登山长望中心悲兮,菀彼青青泣如颓兮,

등산장망중심비혜요, 울피청청읍여퇴혜로다.

높은 산에 올라 오래 바라보니 마음속이 슬프고, 저 무성하게 푸르른 초목을 보며 눈물이 무너지듯 쏟아진다.

留思北顾涕渐渐兮,折锐摧矜凝氾滥兮,

류사북고체점점혜요, 절예최긍응범람혜로다.

생각을 모아 북쪽 영도를 돌아보니 눈물이 줄줄 흐르고, 날카로운 뜻을 꺾고 엄정함을 누그러뜨려 세속과 함께 떠돌며 그치려 해도 그리 되지 않는다.

念我茕茕魂谁求兮,仆夫慌悴散若流兮。

념아경경혼수구혜오, 복부황췌산약류혜로다.

나는 외롭고 쓸쓸하니 넋이 누구를 찾아가랴! 마부들도 두려워 초췌해진 채 흐르는 물처럼 흩어져 간다.

단락 요약

북쪽을 돌아보는 방향 때문에 외로움은 늘 고향이라는 좌표를 지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