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현
유향
《이소》를 읽고 어진 이를 아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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览屈氏之离骚兮,心哀哀而怫郁。
람굴씨지리소혜여, 심애애이불울이로다.
나는 굴원이 지은 이소를 읽고, 마음이 애달프게 슬퍼 분하고 답답하게 맺힌다.
声嗷嗷以寂寥兮,顾仆夫之憔悴。
성오오이적료혜여, 고복부지초췌로다.
나는 큰 소리로 외쳐 부르지만 산과 들은 쓸쓸히 고요하기만 하고, 수레 모는 종들을 돌아보니 모두 얼굴이 수척하다.
拨谄谀而匡邪兮,切淟涊之流俗。
발첨유이광사혜여, 절전년지류속이로다.
나는 아첨하는 자들을 다스리고 간사하고 거짓된 무리를 바로잡으며, 더러운 세속을 깎아 평평히 하여 세상을 맑게 하고자 한다.
荡渨涹之奸咎兮,夷蠢蠢之溷浊。
탕외와지간구혜여, 이준준지혼탁이로다.
더럽고 추한 간악함을 씻어 내고, 꿈틀대듯 예의를 모르는 흐리고 탁한 무리를 없애 버리고자 한다.
怀芬香而挟蕙兮,佩江蓠之婓婓。
회분향이협혜혜여, 패강리지비비로다.
나는 향기를 품고 혜초를 끼고, 향기가 이리저리 흩날리는 강리를 허리에 찬다.
握申椒与杜若兮,冠浮云之峨峨。
악신초여두약혜여, 관부운지아아로다.
손에는 겹겹의 향기로운 산초와 두약 향초를 쥐고, 머리에는 뜬구름에 닿을 듯 우뚝 솟은 높은 관을 쓴다.
登长陵而四望兮,览芷圃之蠡蠡。
등장릉이사망혜여, 람지포지려려로다.
높고 큰 언덕에 올라 사방을 바라보니, 백지를 심은 밭이 줄지어 또렷하게 늘어서 있다.
游兰皋与蕙林兮,睨玉石之嵾嵯。
유란고여혜림혜여, 예옥석지참차로다.
난초가 자라는 물가 언덕과 혜초 숲에서 노닐며, 옥과 돌이 들쭉날쭉 뒤섞여 있는 것을 곁눈으로 본다.
扬精华以炫燿兮,芳郁渥而纯美。
양정화이현요혜여, 방울악이순미로다.
나는 눈과 귀의 정화를 드날려 빛이 찬란하고, 향기는 짙고 두터우며 순수하고 아름답다.
结桂树之旖旎兮,纫荃蕙与辛夷。
결계수지의니혜여, 인전혜여신이로다.
나는 무성하고 부드러운 계수나무 가지를 엮고, 전초와 혜초와 목련을 꿰어 한 줄로 잇는다.
芳若兹而不御兮,捐林薄而菀死。
방약자이불어혜여, 연림박이울사로다.
향기롭고 아름답기가 이와 같은데도 쓰이지 못하니, 끝내 풀숲에 버려져 답답하게 막힌 채 죽으리라.
驱子侨之奔走兮,申徒狄之赴渊。
구자교지분주혜여, 신도적지부연이로다.
나는 신선 왕자교를 따라 내달리고 싶고, 또 어진 이 신도적을 본받아 깊은 물에 몸을 던지고 싶다.
若由夷之纯美兮,介子推之隐山。
약유이지순미혜여, 개자추지은산이로다.
허유와 백이처럼 순수하고 아름답게 사양하고, 개자추처럼 깊은 산에 숨어 살고 싶다.
晋申生之离殃兮,荆和氏之泣血。
진신생지리앙혜여, 형화씨지읍혈이로다.
진나라 태자 신생은 재앙을 만났고, 초나라 사람 변화는 옥을 바쳤다가 발꿈치를 잘리고 피눈물을 흘렸다.
吴申胥之抉眼兮,王子比干之横废。
오신서지결안혜여, 왕자비간지횡폐로다.
오나라의 오자서는 두 눈이 도려내졌고, 은나라 왕자 비간은 뜻밖에 버림받아 죽임을 당했다.
欲卑身而下体兮,心隐恻而不置。
욕비신이하체혜나, 심은측이불치로다.
나는 몸을 낮추고 굽혀 세속을 따르려 하지만, 마음이 은근히 아파 바른 도리를 내려놓지 못한다.
方圜殊而不合兮,钩绳用而异态。
방원수이불합혜여, 구승용이이태로다.
네모와 동그라미는 본성이 달라 서로 맞지 않고, 굽은 갈고리와 곧은 먹줄은 쓰임이 달라 모양도 다르다.
欲俟时于须臾兮,日阴曀其将暮。
욕사시어수유혜나, 일음에기장모로다.
나는 잠시 더 맑은 시절을 기다리고 싶으나, 해는 어둡고 흐려 날이 저물려 한다.
时迟迟其日进兮,年忽忽而日度。
시지지기일진혜여, 년홀홀이일도로다.
시간은 느릿느릿 하루하루 나아가는데, 나이는 훌쩍훌쩍 날마다 지나가 버린다.
妄周容而入世兮,内距闭而不开。
망주용이입세혜나, 내거폐이불개로다.
함부로 무리에 붙어 구차히 용납되어 세속에 섞이려 해도, 속마음이 거부하고 닫혀 열리지 않는다.
俟时风之清激兮,愈氛雾其如塺。
사시풍지청격혜나, 유분무기여매로다.
시대의 바람이 맑게 일어나기를 기다리지만, 삿된 기운과 안개는 오히려 더 짙어져 흙먼지처럼 사람을 뒤덮는다.
进雄鸠之耿耿兮,谗介介而蔽之。
진웅구지경경혜나, 참개개이폐지로다.
나는 수컷 비둘기처럼 작으나마 굳은 신의를 바치려 하지만, 참소하는 자들이 딱 가로막아 그것을 가려 버린다.
默顺风以偃仰兮,尚由由而进之。
묵순풍이언앙혜나, 상유유이진지로다.
말없이 풍속을 따라 뭇사람과 함께 엎드렸다 고개 들었다 하려 해도, 여전히 머뭇거리며 나아가지 못한다.
心懭悢以冤结兮,情舛错以曼忧。
심광량이원결혜여, 정천조이만우로다.
내 마음은 뜻을 잃어 서글프고 원통함이 맺혔으며, 정은 어긋나 어지럽고 근심은 길게 이어진다.
搴薜荔于山野兮,采撚支于中洲。
건벽려어산야혜여, 채연지어중주로다.
나는 산과 들에서 벽려를 뽑고, 물 가운데 모래섬에서 연지 향초를 딴다.
望高丘而叹涕兮,悲吸吸而长怀。
망고구이탄체혜여, 비흡흡이장회로다.
초나라의 높은 언덕을 바라보며 탄식하고 눈물 흘리니, 슬퍼 흐느낌이 그치지 않고 오래도록 그리워한다.
孰契契而委栋兮,日晻晻而下颓。
숙계계이위동혜오? 일암암이하퇴로다.
누가 나처럼 나라를 근심하여 대들보 같은 계책을 바치려 하겠는가? 그러나 해는 어둡게 빛을 잃고 아래로 지고 있다.
叹曰:
탄왈.
탄식하여 말한다.
江湘油油长流汩兮,挑揄扬汰荡迅疾兮。
강상유유장류골혜여, 도유양태탕신질혜로다.
장강과 상수는 넘실넘실 길게 흘러 콸콸 먼 곳으로 달려가고, 물살은 휘저어지고 들려 일며 출렁이면서 빠르게 흘러간다.
忧心展转愁怫郁兮,冤结未舒长隐忿兮,
우심전전수불울혜여, 원결미서장은분혜여,
근심하는 마음에 뒤척이며 잠들지 못하고 시름은 답답하게 맺혔으며, 원통함은 풀리지 않아 오래도록 분노를 참고 숨긴다.
丁时逢殃可奈何兮,劳心悁悁涕滂沱兮。
정시봉앙가내하혜오? 로심연연체방타혜로다.
이 시대에 태어나 재앙을 만났으니 어찌할 수 있겠는가? 마음을 수고롭게 하여 시름하고 분해하니 눈물이 장대비처럼 쏟아진다.
어진 이를 아낌은 앞사람을 위해 슬퍼하는 일이자 지금을 알아 가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