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명
유향
옛 뜻과 지금의 뒤바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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昔皇考之嘉志兮,喜登能而亮贤。
석황고지가지혜여, 희등능이량현이로다.
옛날 나의 돌아가신 아버지 백용은 아름다운 뜻을 품어, 어질고 능한 이를 끌어올리기를 좋아하고 어진 이를 믿고 아꼈다.
情纯洁而罔薉兮,姿盛质而无愆。
정순결이망예혜여, 자성질이무건이로다.
나의 성정은 순박하고 깨끗하여 더러움이 없고, 자질은 풍성하여 행실에 허물이 없다.
放佞人与谄谀兮,斥谗夫与便嬖。
방녕인여첨유혜여, 척참부여편폐로다.
내가 정사를 맡는다면 간사한 자와 아첨하는 자를 쫓아내고, 참소하는 자와 잔재주로 총애받는 신하를 물리치리라.
亲忠正之悃诚兮,招贞良与明智。
친충정지곤성혜여, 초정량여명지로다.
충성스럽고 바르며 정성이 도타운 이를 가까이하고, 곧고 어진 이와 밝고 슬기로운 은사를 불러들여 저마다 맡은 일을 하게 하리라.
心溶溶其不可量兮,情澹澹其若渊。
심용용기불가량혜여, 정담담기약연이로다.
나의 마음은 냇물처럼 넓어 헤아릴 수 없고, 정은 담담하여 흔들림 없이 못처럼 깊다.
回邪辟而不能入兮,诚原藏而不可迁。
회사벽이불능입혜여, 성원장이불가천이로다.
간사하고 치우친 말과 음란한 사람은 내 마음에 들어올 수 없고, 나는 참으로 이 깨끗한 지조를 간직하기를 원하여 결코 바꾸지 않는다.
逐下袟于後堂兮,迎虙妃于伊雒。
축하질어후당혜여, 영복비어이락이로다.
낮은 신분의 첩들을 후당에서 내쫓아 정사를 어지럽히지 못하게 하고, 이수와 낙수에서 신녀 복비를 맞아 임금의 짝으로 삼으리라.
刜谗贼于中廇兮,选吕管于榛薄。
불참적어중류혜여, 선려관어진박이로다.
당 한가운데서 참소하고 해치는 신하를 베어 버리고, 덤불숲 풀섶에서 여상과 관중 같은 보좌를 뽑으리라.
丛林之下无怨士兮,江河之畔无隐夫。
총림지하무원사혜여, 강하지반무은부로다.
숲 아래에는 때를 못 만나 원망하는 선비가 없게 하고, 강가에는 숨어 묻혀 사는 어진 이가 없게 하리라.
三苗之徒以放逐兮,伊皋之伦以充庐。
삼묘지도이방축혜여, 이고지륜이충려로다.
삼묘 같은 간사한 신하의 무리는 사방 먼 변경으로 내쫓고, 이윤과 고요 같은 어진 신하들로 조정을 가득 채우리라.
今反表以为里兮,颠裳以为衣。
금반표이위리혜여, 전상이위의로다.
그런데 지금은 겉을 뒤집어 안으로 삼고, 아래치마를 거꾸로 하여 윗옷으로 삼는다.
戚宋万于两楹兮,废周邵于遐夷。
척송만어량영혜여, 폐주소어하이로다.
임금을 시해한 송만을 측근으로 여겨 두 기둥 사이에 두고, 주공과 소공은 먼 오랑캐 땅으로 내버린다.
却骐骥以转运兮,腾驴骡以驰逐。
각기기이전운혜여, 등려라이치축이로다.
준마 기기는 물리쳐 무거운 수레를 끌어 짐을 나르게 하고, 나귀와 노새를 타고 내달려 쫓는다.
蔡女黜而出帷兮,戎妇入而綵绣服。
채녀출이출유혜여, 융부입이채수복이로다.
채나라의 어진 여인은 내쳐져 휘장 밖으로 쫓겨나고, 융적의 못난 여인은 후궁 방에 들어가 오색 비단에 수놓은 옷을 입는다.
庆忌囚于阱室兮,陈不占战而赴围。
경기수어정실혜여, 진부점전이부위로다.
오나라 공자인 용사 경기는 함정 같은 밀실에 가두고, 겁 많은 제나라 신하 진부점은 싸움터로 보내 포위된 곳에 달려가게 한다.
破伯牙之号钟兮,挟人筝而弹纬。
파백아지호종혜여, 협인쟁이탄위로다.
백아가 타던 명금 호종은 부숴 버리고, 범부의 작은 쟁을 끼고 줄을 팽팽히 당겨 뜯는다.
藏瑉石于金匮兮,捐赤瑾于中庭。
장민석어금궤혜여, 연적근어중정이로다.
옥만 못한 민석은 금궤에 고이 간직하고, 붉은 아름다운 옥 적근은 뜰 한가운데 내버린다.
韩信蒙于介胄兮,行夫将而攻城。
한신몽어개주혜여, 항부장이공성이로다.
명장 한신은 갑옷과 투구를 입혀 대열 속에 지키게 하고, 대열 속의 겁쟁이를 장수로 삼아 성을 치게 한다.
莞芎弃于泽洲兮,瓟瓥蠹于筐簏。
완궁기어택주혜여, 포려두어광록이로다.
왕골과 궁궁이 같은 향초는 늪과 모래섬에 내버리고, 박으로 만든 바가지는 광주리와 대상자 속에 넣어 두어 좀먹고 썩게 한다.
麒麟奔于九皋兮,熊罴群而逸囿。
기린분어구고혜여, 웅비군이일유로다.
어진 짐승 기린은 깊고 먼 구고의 늪으로 달아나고, 사나운 곰과 큰곰은 떼를 지어 임금의 동산을 마구 내닫는다.
折芳枝与琼华兮,树枳棘与薪柴。
절방지여경화혜여, 수지극여신시로다.
향기로운 꽃가지와 옥 같은 꽃송이는 꺾어 버리고, 가시 돋친 탱자나무와 가시나무, 마른 땔나무를 심는다.
掘荃蕙与射干兮,耘藜藿与蘘荷。
굴전혜여사간혜여, 운려곽여양하로다.
전초와 혜초, 사간 같은 향초는 캐어 버리고, 명아주와 콩잎, 양하 같은 들나물을 김매어 가꾼다.
惜今世其何殊兮,远近思而不同。
석금세기하수혜여, 원근사이부동이로다.
안타깝구나, 지금 세상 사람들의 어짊과 어리석음은 어찌 이리도 다른가. 생각에는 멀고 가까움이 있어 꾀하는 바가 저마다 다르다.
或沉沦其无所达兮,或清激其无所通。
혹침륜기무소달혜여, 혹청격기무소통이로다.
어떤 이는 세속에 빠져 곤궁하여 뜻을 이룰 수 없고, 어떤 이는 맑게 스스로를 가다듬어 곧게 지키지만 통할 길이 없다.
哀余生之不当兮,独蒙毒而逢尤。
애여생지부당혜여, 독몽독이봉우로다.
슬프다, 나는 밝은 임금이 어진 이를 쓰는 시대에 태어나지 못하여, 홀로 쓰라린 해독을 입고 죄를 만났다.
虽謇謇以申志兮,君乖差而屏之。
수건건이신지혜나, 군괴차이병지로다.
나는 비록 충직하게 거듭 내 뜻을 아뢰었으나, 임금은 나와 어긋나 나를 물리쳐 쓰지 않는다.
诚惜芳之菲菲兮,反以兹为腐也。
성석방지비비혜여, 반이자위부야로다.
나는 참으로 내 몸의 짙고 그윽한 향기를 아끼건만, 임금은 도리어 그것을 썩은 냄새로 여긴다.
怀椒聊之蔎蔎兮,乃逢纷以罹诟也。
회초료지설설혜여, 내봉분이리구야로다.
나는 향기 짙은 산초 열매를 품에 지녔건만, 어지러운 세상을 만나 참소하는 자들의 치욕을 입었다.
叹曰:
탄왈.
탄식하여 말한다.
嘉皇既殁终不返兮,山中幽险郢路远兮。
가황기몰종불반혜여, 산중유험영로원혜로다.
훌륭한 임금 초 회왕은 이미 진나라에서 세상을 떠나 끝내 돌아오지 못하고, 산속은 깊고 험하며 영도로 가는 길은 아득히 멀다.
谗人諓諓孰可愬兮,征夫罔极谁可语兮。
참인전전숙가소혜오, 정부망극수가어혜오?
참소하는 자들이 교묘한 말을 늘어놓으니 나는 누구에게 하소연할 수 있는가? 먼 길 가는 나의 시름은 끝이 없으니 또 누구와 이야기할 수 있는가?
行吟累欷声喟喟兮,怀忧含戚何侘傺兮。
행음루희성위위혜여, 회우함척하차제혜오!
나는 걸으며 읊조리고 거듭 흐느끼니 한숨 소리가 길게 이어지고, 근심을 품고 슬픔을 머금었으니 얼마나 실의에 빠져 망연한가!
여기서 옛 그리움은 지금 세상의 인재 등용을 검증할 척도를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