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분
유향
대신 말함과 남기는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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伊伯庸之末胄兮,谅皇直之屈原。
이백용지말주혜여, 량황직지굴원이로다.
나는 백용의 먼 후손이요, 참으로 충직한 덕이 남보다 뛰어난 굴원이다.
云余肇祖于高阳兮,惟楚怀之婵连。
운여조조어고양혜여, 유초회지선련이로다.
나의 시조는 옛 제왕 고양씨 전욱이니, 초 회왕과 한 핏줄로 이어진 가까운 종족이다.
原生受命于贞节兮,鸿永路有嘉名。
원생수명어정절혜여, 홍영로유가명이로다.
나 굴원은 나면서부터 곧고 바른 절개를 타고났고, 크고 긴 바른 길에 맞아 오래도록 아름다운 이름을 지녔다.
齐名字于天地兮,并光明于列星。
제명자어천지혜여, 병광명어렬성이로다.
나의 이름 평과 자 원은 하늘과 땅에 짝하고, 나의 빛은 하늘의 뭇 별과 나란하다.
吸精粹而吐氛浊兮,横邪世而不取容。
흡정수이토분탁혜여, 횡사세이불취용이로다.
나는 천지의 맑은 정기를 들이마시고 더러운 기운을 내뱉으며, 사납고 삿된 세상에 처해서도 남에게 받아들여지기를 구하지 않았다.
行叩诚而不阿兮,遂见排而逢谗。
행고성이불아혜여, 수견배이봉참이로다.
나는 정성을 다해 바른말을 하고 굽혀 아첨하지 않았으니, 마침내 배척을 당하고 참소하는 자의 모함을 만났다.
后听虚而黜实兮,不吾理而顺情。
후청허이출실혜여, 불오리이순정이로다.
임금은 헛된 참언을 듣고 충성스러운 진실을 내쳤으며, 내 말은 헤아리지 않고 참소하는 자의 뜻만 따랐다.
肠愤悁而含怒兮,志迁蹇而左倾。
장분연이함노혜여, 지천건이좌경이로다.
나의 애간장은 분하고 울적하여 노여움을 머금었고, 뜻도 그 때문에 흔들려 비껴 떠나가려 했다.
心戃慌其不我与兮,躬速速其不吾亲。
심당황기불아여혜여, 궁속속기불오친이로다.
임금의 마음은 멍하니 넋을 잃어 나와 함께 일을 꾀하려 하지 않고, 그 몸은 쌀쌀맞게 멀어져 나를 가까이하지 않는다.
辞灵修而陨志兮,吟泽畔之江滨。
사령수이운지혜여, 음택반지강빈이로다.
나는 임금 영수에게 하직하고 뜻이 땅에 떨어져, 늪가와 강기슭에서 길게 읊조릴 뿐이다.
椒桂罗以颠覆兮,有竭信而归诚。
초계라이전복혜여, 유갈신이귀성이로다.
산초와 계수 같은 어진 이들이 줄줄이 화를 입어 엎어지고 넘어졌으나, 그래도 충신을 다하고 지극한 정성으로 마음을 돌렸다.
谗夫蔼蔼而漫著兮,曷其不舒予情?
참부애애이만저혜여, 갈기불서여정이오?
참소하는 무리가 떼 지어 많기도 하여 남을 더럽힘으로써 제 이름을 드러내는데, 임금은 어찌하여 내가 진정을 펴서 맞서 따지게 하지 않는가?
始结言于庙堂兮,信中涂而叛之。
시결언어묘당혜여, 신중도이반지로다.
처음에 임금은 종묘와 명당에서 나와 언약을 맺었으나, 이제는 참언을 믿고 도중에 그것을 저버렸다.
怀兰蕙与衡芷兮,行中野而散之。
회란혜여형지혜여, 행중야이산지로다.
나는 난초와 혜초, 두형과 백지 같은 향초를 품에 안았으나, 들판 한가운데로 걸어가 그것들을 흩어 버렸다.
声哀哀而怀高丘兮,心愁愁而思旧邦。
성애애이회고구혜여, 심수수이사구방이로다.
읊는 소리는 애달프게 초나라의 높은 언덕을 그리워하고, 마음은 시름겨워 옛 고국을 생각한다.
愿承闲而自恃兮,径淫曀而道壅。
원승한이자시혜여, 경음에이도옹이로다.
임금이 한가한 틈을 타 아뢰고자 마음속으로 기대를 품었으나, 길은 어둡고 침침하며 앞길은 이미 막혀 버렸다.
颜霉黧以沮败兮,精越裂而衰耄。
안매려이저패혜여, 정월렬이쇠모로다.
나의 얼굴빛은 검게 곰팡이 슨 듯 시들고 기색은 꺾였으며, 정신은 흩어지고 찢겨 기력이 늙어 쇠했다.
裳襜襜而含风兮,衣纳纳而掩露。
상첨첨이함풍혜여, 의납납이엄로로다.
아래치마는 펄럭펄럭 날리며 거센 바람을 가득 머금고, 윗옷은 축축이 젖어 서리와 이슬에 덮였다.
赴江湘之湍流兮,顺波凑而下降。
부강상지단류혜여, 순파주이하강이로다.
나는 장강과 상수의 거센 물살로 달려가, 모여드는 물결을 따라 아래로 떠내려간다.
徐徘徊于山阿兮,飘风来之洶洶。
서배회어산아혜여, 표풍래지흉흉이로다.
산모퉁이에서 천천히 서성이는데, 회오리바람이 갑자기 몰아쳐 흉흉하게 울부짖는다.
驰余车兮玄石,步余马兮洞庭。
치여거혜현석이요, 보여마혜동정이로다.
나는 수레를 몰아 현석산으로 내달리고, 내 말을 동정산에서 천천히 걷게 한다.
平明发兮苍梧,夕投宿兮石城。
평명발혜창오하야, 석투숙혜석성이로다.
날이 밝자마자 창오산을 떠나, 저녁에는 석성산에 이르러 묵는다.
芙蓉盖而菱华车兮,紫贝阙而玉堂。
부용개이릉화거혜여, 자패궐이옥당이로다.
연꽃으로 수레 덮개를 삼고 마름꽃으로 수레를 꾸미며, 자줏빛 조개로 대궐 문을 쌓고 흰 옥으로 전당을 짓는다.
薜荔饰而陆离荐兮,鱼鳞衣而白蜺裳。
벽려식이륙리천혜여, 어린의이백예상이로다.
벽려로 장식하고 영롱한 옥으로 자리를 깔며, 물고기 비늘 같은 오색 비단옷에 흰 무지개 같은 치마를 입는다.
登逢龙而下陨兮,违故都之漫漫。
등봉룡이하운혜여, 위고도지만만이로다.
나는 봉룡산에 올라 아래를 굽어보니, 옛 도읍 영성을 떠나온 길이 아득히 멀다.
思南郢之旧俗兮,肠一夕而九运。
사남영지구속혜여, 장일석이구운이로다.
남쪽 영도의 옛 풍속을 그리워하니, 애간장이 하룻밤 사이에 아홉 번이나 뒤집힌다.
扬流波之潢潢兮,体溶溶而东回。
양류파지황황혜여, 체용용이동회로다.
흐르는 물은 깊고 넓은 물결을 일으키고, 내 몸은 출렁이는 물결을 따라 동쪽으로 휘돌아 간다.
心怊怅以永思兮,意晻晻而日颓。
심초창이영사혜여, 의암암이일퇴로다.
마음은 서글프고 한스러워 오래도록 그리워하고, 생각은 어둡고 가라앉아 날마다 시들어 간다.
白露纷以涂涂兮,秋风浏以萧萧。
백로분이도도혜여, 추풍류이소소로다.
흰 이슬이 어지러이 내려 땅에 두텁게 깔리고, 가을바람은 세차게 불어 쓸쓸히 소리 낸다.
身永流而不还兮,魂长逝而常愁。
신영류이불환혜여, 혼장서이상수로다.
내 몸은 물을 따라 길이 흘러가 다시 돌아오지 못하고, 넋은 멀리 떠나가 늘 시름에 잠긴다.
叹曰:
탄왈.
탄식하여 말한다.
譬彼流水纷扬磕兮,波逢汹涌濆滂沛兮。
비피류수분양개혜여, 파봉흉용분방패혜로다.
비유하자면 저 흐르는 물이 어지러이 솟구쳐 바위에 부딪혀 쿵쿵 울리고, 물결이 바람을 만나 세차게 뒤끓어 솟아오르며 넘실넘실 넘쳐흐르는 것과 같다.
揄扬涤荡飘流陨往触崟石兮,龙邛脟圈缭戾宛转阻相薄兮,
유양척탕표류운왕촉음석혜여, 룡공련권료려완전조상박혜여,
바람에 들려 휩쓸리고 씻겨 가다 떠내려 떨어져 날카로운 산바위에 부딪히고, 또 용처럼 서리고 웅크려 감돌고 비틀리며 굽이굽이 돌다가 험한 곳과 서로 맞부딪힌다.
遭纷逢凶蹇离尤兮,垂文扬采遗将来兮。
조분봉흉건리우혜여, 수문양채유장래혜로다.
나는 어지러운 세상을 만나고 흉한 화를 당하여 충직함 때문에 죄를 입었으니, 글을 남기고 문채를 드날려 앞으로 올 어진 임금에게 물려줄 뿐이다.
대신 말함과 뒤에 전함이 함께 이 추념의 노래를 이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