芳辞 · 초사 읽기

추사

굴원

깨진 약속과 아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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心郁郁之忧思兮,独永叹乎增伤。

심울울지우사혜여, 독영탄호증상이로다.

근심 어린 생각이 마음에 답답하게 쌓이니, 홀로 길게 탄식하며 더욱 아파한다.

思蹇产之不释兮,曼遭夜之方长。

사건산지불석혜여, 만조야지방장이로다.

생각은 굽이굽이 서려 풀리지 않는데, 마침 끝없이 긴 밤을 만났다.

悲秋风之动容兮,何回极之浮浮。

비추풍지동용혜여, 하회극지부부오?

가을바람이 초목의 모습을 바꾸어 놓는 것을 슬퍼하니, 어찌하여 사악한 기운이 이리도 성하게 휘도는가?

数惟荪之多怒兮,伤余心之忧忧。

삭유손지다노혜여, 상여심지우우로다.

임금이 자주 노여워하는 것을 거듭 생각하니, 내 마음이 근심으로 아프다.

愿摇起而横奔兮,览民尤以自镇。

원요기이횡분혜여, 람민우이자진이로다.

몸을 떨치고 일어나 옆길로 내달려 떠나고 싶으나, 백성도 죄 없이 고통받는 것을 보고 스스로를 진정시킨다.

结微情以陈词兮,矫以遗夫美人。

결미정이진사혜여, 교이유부미인이로다.

작은 마음을 엮어 말로 아뢰고, 이를 들어 올려 그리운 미인에게 보낸다.

昔君与我诚言兮,曰黄昏以为期。

석군여아성언혜여, 왈황혼이위기러니.

예전에 임금은 나와 진심으로 약속하며, 황혼을 만날 때로 삼자고 하였다.

羌中道而回畔兮,反既有此他志。

강중도이회반혜여, 반기유차타지로다.

그런데 길 중간에서 마음을 돌려 등을 돌렸으니, 도리어 이미 다른 뜻을 품고 있었다.

憍吾以其美好兮,览余以其修姱。

교오이기미호혜여, 람여이기수과로다.

자신의 아름다움을 내세워 내게 뽐내고, 그 단정하고 고운 모습을 내게 보였다.

与余言而不信兮,盖为余而造怒。

여여언이불신혜여, 개위여이조노로다.

나와 한 말은 지키지 않고, 도리어 나에게 노여움을 일으켰다.

愿承閒而自察兮,心震悼而不敢。

원승한이자찰혜여, 심진도이불감이로다.

틈을 타서 스스로를 밝히고 싶으나, 마음이 놀라고 슬프고 두려워 감히 하지 못한다.

悲夷犹而冀进兮,心怛伤之憺憺。

비이유이기진혜여, 심달상지담담이로다.

슬퍼하며 머뭇거리면서도 나아가 아뢰기를 바라니, 마음은 아프고 쓰라리며 두려움에 떨린다.

兹历情以陈辞兮,荪详聋而不闻。

자력정이진사혜여, 손양롱이불문이로다.

이제 겪어 온 마음을 낱낱이 아뢰었으나, 임금은 귀먹은 척하며 듣지 않는다.

固切人之不媚兮,众果以我为患。

고절인지불미혜여, 중과이아위환이로다.

곧은 말로 사람을 찌르니 본디 환심을 사지 못하고, 뭇사람은 과연 나를 근심거리로 여긴다.

단락 요약

황혼의 약속은 《이소》의 깨진 약속과 맞물려 둘 다 믿음의 파탄을 만남의 무산으로 그리는데, 《추사》는 약속이 깨진 뒤 거듭 아뢰어도 마음이 들리지 않는다는 데 더 무게를 둔다.